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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 챗GPT 대항마 ‘바드’에 한국어 우선 지원

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바드’ 시범 서비스에 한국어를 먼저 지원한 것을 두고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80개국에 전면 개방한 바드를 사용자가 더 많은 스페인어나 중국어, 힌두어 등을 두고 한국어를 영어 외 처음으로 바드에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한국어·일본어는 (영어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또 다른 언어를 더 쉽게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한국과 일본이 신기술 습득이 빠르기 때문에 바드 수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1999년 한국에 방문했던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서울에서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휴대폰을 동시에 3대나 쓰고 있던 것이 기억에 강렬히 남았다고 했습니다. 또 일본 식당에선 건너편에 앉은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빠른 속도로 주고 받았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10일(현지시간) 구글 연례 개발자대회(I/O)에서 공개된 구글의 바드는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LLM) ‘팜2(PaLM)’를 탑재한 생성형 AI 서비스입니다. 팜2는 향상된 다중 언어와 추론 능력, 그리고 코딩 능력을 갖춘 최첨단 언어 모델로, 100개 이상의 언어에 걸쳐 다국어를 기반으로 학습되어 언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이해, 생성, 번역할 수 있습니다. 수학적 추론과 논리력에 있어 더욱 향상된 역량을 발휘하는 게 특징입니다.

◆’검색 제왕’ 구글의 유일한 ‘난공불락’ 韓…이 참에 네이버 넘어설까

구글이 바드를 영어 다음으로 한국어를 지원하는 진짜 속내는 한국에서 검색 시장 점유율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NHN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검색엔진 검색 점유율은 네이버 62%, 구글 31%, 다음 5% 수준입니다.

전세계에서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독 한국에서는 네이버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바드의 한국어 지원은 구글이 한국에서 검색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실제 구글의 국내 검색 점유율은 2019년 19%대였는데 빠르게 점유율을 30%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네이버의 압도적인 한국 검색 지위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올 여름 이후에 생성형 AI를 선보일 예정인 네이버 입장에서는 바드의 한국어 지원으로 구글에 한발 늦게 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바드의 일본어 지원도 네이버 입장에서 반갑지 않습니다. 야후재팬은 일본 최대 포털로 네이버와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죠. 글로벌 웹 트래픽 분석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에서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77%로 1위, 야후재팬은 14%로 2위였습니다.

앞서 지난 2021년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라인’과 야후재팬은 경영통합을 통해 ‘A홀딩스’를 출범한 데 이어 지난 2월 라인과 야후재팬을 합병, 오는 10월 1일 ‘라인야후’를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라인은 일본 국민 메신저로, 네이버 관계사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8일 개최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일본에서 작년부터 이어진 라이브 테스트에서 검증된 성과를 기반으로 네이버의 기술 및 노하우를 야후재팬의 쇼핑과 로컬 부문에 접목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죠.

빅테크들이 촉발한 생성형 AI 검색 전쟁에 네이버가 손 놓고 있을 리 없겠죠. 네이버는 올 여름 업그레이드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학습한 대규모 언어모델(LLM)로 한국어에 특화됐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걸었습니다.

네이버는 하이버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검색 서비스 ‘서치GPT(가칭)’를 하반기 중 선보일 계획입니다. 또 네이버는 연내 일본에서 라인웍스 등 생산성 도구에 하이퍼클로바X를 접목해 기업용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구글 바드의 답변에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구글 검색에서 관련 이미지를 찾아 제시하는 기능이 우선 탑재될 예정인데요. 이후에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활용해 질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바드에 구글 렌즈(Google Lens)를 결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네이버 역시 이미지 검색에 대응할 예정입니다. 최수연 대표는 ”하반기 검색 화면 개편으로 검색 결과에서 AI 추천 기반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게 하고, 오픈톡, 이슈톡의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볼 만한 콘텐츠를 풍성하기 위해 숏폼을 도입하는 등 네이버 앱도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고 구글과 온전히 적대적 관계로만 지내진 않을 것입니다. 구글은 I/O에서 네이버제트가 서비스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3D 아바타와 자사 언어모델 ‘팜2’의 결합 데모를 공개했는데요. 첫 협력으로 구글 ‘바드’에 접목해 제페토 아바타가 안내해주는 서비스가 예상됩니다. AI 검색 시장에선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지만 서로간의 이익이라면 언제든 손도 잡을 수 있는 AI 시대 새로운 시장 경쟁 방정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MS ‘빙’ 도입 만지작 거리는 삼성전자 마음 돌릴까

구글 바드의 한국어 지원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검색엔진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16일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MS의 검색엔진 ‘빙’은 챗GPT 최신 버전인 GPT-4를 결합해 1시간 전까지 데이터를 반영해 실시간에 근접한 정보를 보여주고, 이용자 취향(창작·균형·정밀)에 맞는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구글은 I/O에서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메시지, 잠금화면, 배경화면 등에 생성형 AI기술을 접목했다고 밝혔습니다. 생성형 AI기반의 구글 메시지 기능으로, 대화의 흐름과 맥락에 맞추어 여러 가지 답장을 제안하거나 구글의 텍스트-이미지 변환 생성 모델을 접목한 생성형 AI 배경화면 기능도 선보였습니다.

바드를 결합한 구글의 새 검색 엔진 ‘컨버스’는 조만간 시범 운영될 예정으로, 검색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예정입니다. 다만 직접 체험해본 한국어 버전의 바드는 아직 실수가 잦고, 오답이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과연 구글이 ‘바드’를 앞세워 한국 검색 시장에서 기를 펼 수 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출처: block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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